운영자

단군이 역사냐 신화냐에 대한 답변을 합니다.
한단고기나 규원사화에는 단군이 47대로 이어진 역사가 분
명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질문하신 내용에 충실하
기 위해 가장 일반적인 사료인 삼국유사를 분석하여 단군
이 역사임을 설명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 다 음 -

단군신화는 신화이기 때문에 허구라는 태도와,
단군신화는 신화가 아니라 역사기록이라는 태도가
오랫동안 대립해 왔다.

전자는 유교의 도학전통주의자,식민사학자,현대실증주의자,
그리고 최근에는 일부 기독교의 신봉자들이 그에 속하고
후자는 주로 민족주의자들이 그에 속한다…..

신화는 기존하는 사실이나 역사적 사건에 대하여 이야기하
는 하나의 설명체계(interpretation system)이다.
하나의 설명체계는 일정한 구성요인들을 지니고 있는
하나의 단위를 이룬다.

그런데 단군신화와 같은 국가시원신화는 최초의 국가가
형성되던 당시의 정치적경험을 설명하는 원형신화가
오랫동안 구비전승으로 내려오다가 어느 시점에 와서
문자로 기록되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단군신화의 내용을 그 신화적 이야기틀의
맥락에서 먼저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입장에서 단군신화의 이야기틀 가운데 가장 원형을
잘 보존하고 또 후대의 표준이 된 삼국유사본을 다루어 보
기로 한다…..

편의상 전체의 이야기 줄거리를 몇 개의 묶음으로 간추려보
면 다음과 같다.

1.환인이라는 천신의 아들 환웅이 그 아버지의 허락을 받고
천하에 내려와 신시를 건설하였다.

2.이 신시에는 환웅이 천계에서 데려온 삼천의 무리가 주세
력층을 이루고 있었다.이 무리는 풍백,우사,운사와 같이 천
문기상을 조정하는 도사들이 포함되었고 들은 곡식,질병,선
악, 등 삼백예순가지의 인간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주장하였다.

3.곰 한마리와 범 한마리가 인간이 되게 해줄 것을 환웅에
게 원하니 ,환웅이 이들에게 시련의 조건을 주었다. 굼이
이 시련을 극복하여 여인이 되었다.

4.신인 환웅이 인간(남)으로 화하여 여인이 된 곰과 통하
여 그 사이에서 단군을 낳으니 이가 곧 단군왕검이며 ,고조
선의 시조이다.

위에서 보는 네 개의 이야기 묶음에서 각각

1.환인과 환웅의 신성(divinity)의 천명
2.환웅이 이끌고 온 천계무리의 신시내에서의 우월한 위치
3.천계무리 이외의 존재인 곰과 범이 당한
시련과 극복과 실패에 대한 각각의 보상
4.천계무리와 시련을 극복한 곰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단군
왕검, 곧 고조선의 탄생,

이러한 네 가지의 신화적 이야기 소재들을 담고있다.
이러한 네 개의 신화적 모티브들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은
줄거리의 이야기가 된다.

곰무리와 범무리로 상징되는 부족들이 선재先在하고 있던
천하계인 한반도와 요동지방에 환웅이 이끄는 정비된 문화
와 강력한 세력을 지닌 천계무리가 들어왔다.

이 천계무리는 풍백,우사,운사와 같이 천문기상을 다스리
는 도사들을 갖고 있을 만큼 문화가 높고 힘이 있어서 삼백
예순가지 인간의 모든일을 통괄할 수 있었다,

선주부족인 곰무리와 범무리들은 이 강력한 천계무리에 순
화하기를 원하였으나 범무리는 이에 실패하였다.
천계무리와 곰무리의 순화과정에서 이른바 단군조선 왕조가
탄생하였다.

신화적 모티브들은 이상과 같이 역사적 사실들을 상징적으
로 반영하고있다.

단군의 원형신화는 고대 한국인들이 동방으로 이주하면서
선주민들과의 마찰을 경험하고 ,이 마찰을 극복하는 과정에
서 단군조선을 창건한 역사적 경험을 신화적 상징논리로 표
현한 것이다.

자료출처 : ‘단군 그 이해와 자료’
단군신화와 한민족의 역사중에서발췌
서울대 종교학과 윤이흠교수